untitle 무제_2017-, installation, manual clay pressing, glazed, 1280℃  oxidation firing, dimensions variable


 나의 작업은 완성된 결과물보다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과 그 과정이 점유하는 공간을 중요하게 다룬다. 작품은 특정한 주제를 반복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복과 순환이라는 행위 자체가 축적되며 형성되는 연속성에 의해 완성된다. 이때의 반복은 동일함을 목표로 하지 않고, 차이가 발생하는 과정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작업은 일정한 단위를 기본 구조로 삼지만, 각 단위는 제작 과정에서 미세한 조건의 차이로 인해 모두 다른 형태를 가진다. 이는 산업적인 생산 방식과 유사해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완벽한 동일성을 지향하지 않는 생산이다. 오히려 어긋남, 흔들림, 우연적인 결과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허용한다. 

 이러한 단위들은 개별적으로는 불완전해 보일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축적되고 배치되면서 하나의 전체를 이룬다. 각기 다른 표면과 형태는 서로 이어지며 연속성을 만들고, 그 관계 속에서 작품은 하나의 장면이자 공간적 경험으로 확장된다. 


 결국 나의 작업은 같음이 아닌 차이를 포함한 반복, 그리고 과정 속에서 생성되는 형태들 간의 관계를 통해 완성되는 작업이 다. 작품은 고정된 결과물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시간과 공간을 함께 포함하는 하나의 구조로 존재한다.